2011년 11월 28일 월요일

체리의 가격

 1. 아래글의 논의로부터 정서가 이데올로기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또 사회과학과 결합되어가는 과정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반대로 선도적인 지성이 이데올로기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일반 정서의 공감을 얻는 역과정도 있겠지. 간혹 인간사를 인간의 합리성과 비합리성 간의 경쟁 구도로 해석하기도 한다. 18세기에 제레미 벤담은 개개인의 행복 추구가 사회 전체의 공리를 증대시킨다고 주장했다. 18세기에 애덤 스미스는 개개인의 이윤 추구가 보이지 않는 손을 거쳐 사회 전체의 후생을 증대시킨다고 말했다. 이 둘이 같은 시기에 등장한 것이 우연일까? 아니면 인간사 가운데 합리적인 인간성이 주목받던 시대가 낳은 산물이 아닐까?

2. 나꼼수 30화에서 20초 가량 FTA의 경제적 분석(?)이 나왔다. 9900원하는 체리가 한미FTA 이후 관세철폐의 효과로 7900원이 될거라는 정부의 주장을 비웃는 내용이었는데, 이에 대해 한EU FTA발표 뒤 명품 루이비통의 가격인하가 있었느냐며 반박했다.
 자, 합리적으로 생각해보자. 사치품의 경우 가격에 따른 수요의 흐름이 비상식적이므로 관세철폐의 과실을 공급자가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체리는 식품이자 기호품으로 그 특성이 전혀 다르다. 일반적으로 같은 가격에서 국산을 미국산이 이길 수 없으므로 관세철폐의 과실은 분명 소비자에게 일정부분 이상 돌아갈 것이다. 적어도 단기적으로(그리고 내 생각에 장기적으로도) 체리에 대한 수요는 가격에 탄력적으로 반응할 것이다.(체리 가격은 인하될 것이다.)

3. 경제에 관해 많이 알지도 못하면서, 블로그에 경제관련 이야기만 읊게 되는게 조금 부끄럽다. 지금의 내 관심사를 투영하기에 어쩔 수가 없다. 아마 앞으로도 한동안은 경제 이야기만 하게 될 것 같다. 조만간 투자 이야기로 옮겨갈수도.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