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9일 월요일

잠시 쉬어가며


 
 
 연말이다. 곧 크리스마스도 찾아올 것이고, 한 해가 저물고 새 해가 밝을 것이다. 꿀을 빨던 공중보건의 생활도 내년 4월이면 끝이 난다. 내년에 나는 개원을 하고 작은 치과의원의 원장으로 새 삶을 시작할 계획이다.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에 있는 한 건물의 2층에 치과를 차리기로 계획하고 지난주에 임대계약을 마쳤다. 인테리어 공사는 2월말에서 3월초에 시작할 예정이다. 큰 변화를 앞두니 마음이 분주하고 조금 불안정하다. 인테리어, 장비, 기구, 직원채용 등 겪어보지 않은 새로운 일들이 쌓여있다. 몸으로 부딪히면서, 돈을 잃으면서 경험을 쌓고 싶지는 않은데, 벌써 시행착오를 겪고 있어서 뼈아프다.
나름대로 학원에서 강의를 할 적에 계약서를 작성해 본적도 있고, 그 때는 이 경험이 개원을 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었다. 막상 계약을 하고보니 아쉬운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 그간의 경험에서 내가 얻은 게 과연 무언가 싶다. 유연하면서도 명확하게 맺고 끊는, 그런 사회생활의 능력이 필요한데 내가 너무나 부족해서 조금 좌절이다.
  아, 전에 블로그에 포스팅한 적이 있는 문제의 환자는 나에게 끊임없이 찾아와 금전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이것은 이것대로 힘이 들지만, 이 역시 내가 해쳐나가야만 하는 일이다.
 
  평소에 출퇴근길에 웹서핑을 즐겨하는데, 요즈음 좋은 블로그가 너무나 많다는 것을 여러번 느낀다. 각종 경제, 정치현안에 대한 블로그부터, 요리, 외식에 대한 블로그, 패션에 대한 블로그 등을 즐겨찾기로 해놓고 자주 들른다. 내 블로그는 그동안 어떤 블로그였을까. 처음에야 의욕에 차있었지만, 들르는 이들에게 의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부족함도 많았던 것 같다.
 다름이 아니라, 개원을 앞두고 이것저것 준비해야만 하는 입장에서 더 이상 블로그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단히 바빠서 블로그 활동을 할 시간이 없다기보다는, 마음이 산만하고 내용이 동이 난 탓이다. 이런저런 신변잡기야 쓸 수 있겠으나, 그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이곳에 적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다.
 블로그를 쉬는 동안에 좋은 경험도 많이 하고, 다양한 분야의 좋은 책, 영화, 음악도 많이 접해서 다시 의미 있는 이야기를 적을 수 있을 때 블로그 활동을 재개할까 한다. 그간 많지는 않았지만, 블로그에 이따금 들러서 흔적을 남겨주신 분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내년 여름쯤? 다시 인사를 드리려고 한다. 아, 연말에 올해의 독서를 정리하는 포스팅은 해야지. 그건 올해도 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