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8일 금요일

사진이 참 야하다


 제목과 글 내용은 별 상관이 없다.. 나도 한 번 가십거리를 가볍게 이야기해보려 한다.

 최근에 알게 되어서 열심히 다니고 있는 게시판이 있는데, 몇 주 전에 거기서 가수 나얼의 과거 발언이 다시금 이슈가 되었다. '동성애를 인정하면 근친상간까지 인정해야 할지도 모른다.'가 그 문제의 발언인데, 한 번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더라.

 이 발언을 처음 읽으면 어딘가 불편하고,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런 느낌을 넘어서, 그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치 않더라. 옳고 그름에 대한 감각이 논리적 주장보다 앞서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문득, 그리스의 옛 철학자들이 주장하던 상기설(想起說)이 떠오른다.

 위 발언의 첫 번째 문제점은 애초에 '동성애'와 '근친상간'을 잘못으로 규정하고 논리를 편다는 점이다. 비슷한 다른 문장을 만들어 비교하면 이는 명확해진다. 예를 들어서, '사소한 잘못을 봐주다보면, 큰 잘못도 눈감아줄지도 모른다.'. 아마도 '동성애'의 합법화를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위 발언이 나온 것 같은데, 이를 접한 비기독교인 네티즌 가운데 다수가 '동성애'를 죄가 아니라 유전적 열성(劣性)과 같은 타고난 특성으로 바라보고 있고, 실제로 '동성애'의 합법화에 대한 비기독교인의 강력한 근거가 바로 '동성애'는 죄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위 발언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두 번째로 위 발언은 '동성애'와 '근친상간'을 가깝게 관련된 요소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이상하다. 역시 비슷한 다른 문장을 만들어보자. '독서를 멀리하다 보면, 공부 자체를 멀리하게 된다.' 라는 문장을 볼 때, 이 문장을 설득력있게 느끼는 사람과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이 다 있을 수 있다. 여기서 이 문장의 설득력을 판단하는 기준은 '독서'와 '공부' 사이의 거리, 즉 '관련성'이다.
 그렇다면 '동성애'와 '근친상간'은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 둘다 인류의 태초부터 존재해왔지만, 오늘날 금기시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둘다 금기에 의해서 소외받는 소수자들이 존재하고, 이들이 합법화를 외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둘 사이에 공통점은 있을지언정 직접적인 관련성은 찾기 힘들어서, '동성애'를 인정한다고 '근친상간'도 인정하게 될거라는 주장은 지나친 비약으로 보인다.

 '동성애'에 대한 오늘날의 시선이 많이 관대해진 이유는, 동성애자들의 적극적인 홍보도 큰 역할을 했지만, 뇌과학적인 연구결과도 한몫을 했다. 동성애자의 뇌가 이성애자랑 다르다는 사실은, 이들을 우연이 낳은 피해자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최근에는 범죄자의 뇌구조에 대한 연구도 풍부하게 진행되고 있고, 이러한 연구들은 이중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들을 우연이 낳은 피해자로 만들어 주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을 교화될 수 없는 타고난 범죄자로 낙인찍고 있는 것이다.
 '죄'라는 개념보다 더 큰 '인간애'의 개념으로 동성애자도, 범죄자도 바라보는 사회를 바란다.

 어쨌든 나얼은 노래를 참 잘하는 것 같다.

p.s: 조회수로 봤을 때 드문 가능성이지만, 혹시나 동성애자 분이 내 글을 볼 가능성을 고려하여 몇몇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명확히 하려고 한다. 생물학 지식이 있는 이들은 알겠지만 유전적 열성은 '모자람'이나 '부족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금발머리는 유전적으로 열성이지만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매력포인트이다) 또한 우연이 낳은 피해자란 소수자라는 의미이지,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혹시라도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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