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8일 일요일

세상의 일

1. 기분이 좋지 않다. 저녁에는 많이 우울해서 친한 형을 불러서 같이 아이쇼핑을 하고, 영화를 보았다. Mission Impossible 4는 쉬지않고 볼거리가 제공되는 좋은 헐리우드 영화였다. 영화에 등장하는 BMW 슈퍼카는 굉장했다!

2. 주말 동안 학원에서 특강을 했다. 어제는 친핵성 반응, 오늘은 이성질체. 어제 강의는 이전에 정성껏 준비한 적이 있던 내용이라 수월했다. 적당한 긴장도 하고 있었고 남부끄럽지 않게 가르쳤다. 하지만 오늘의 강의는 엉망이었다. 나태한 정신상태로 성의없이 준비를 하고도, 강의가 끝날 때까지 잘못하고 있음을 깨닫지도 못했다. 내 강의가 좋았는가 나빴는가는 수업을 마친 뒤 학생들의 표정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어제 학생들은 기뻐하고 있었고, 오늘 학생들은 실망하고 있었다.
 처음 경험하는 일도 아니었다. 매주의 첫 번째 강의보다, 두 번째 강의가 엉망이 되곤 했다. 긴장감을 유지하고 철저히 준비하자 다짐했었다.
 이미 충분히 경험했고,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던 것을 또다시 망쳤다.

3. 어제 밤에는 청담에서 아는 동생이 주최한 파티에 친구들과 놀러갔다. 미국인과 유학생이 아주 많았다. 이런 세계에서는 학벌은 떠벌일수록, 돈은 많이 쓸수록, 옷은 비쌀수록, 술은 잘 마실수록 빛이 나는 법이다. 솔직히 나와 맞지 않는 곳이다.

4. 금주에는 병원에서 인턴 생활을 하는 동기들의 결과가 들려왔다. 올해도 많은 비극이 일어났다. 세상 일이란게 마음먹은대로 되는 게 아니지만, 적어도 병원 일은 썩은 병원 시스템과 교수들을 욕하면 된다. 하지만 세상에는 누구도 원망할 수 없는 비극이 생기기도 한다. 그것도 아주 빈번히. 그게 세상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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