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20일 일요일

월요일

1. 김 간호사님이 오늘은 아침에 떡국을 끓여주셨다. 그간 볶음밥을 계속 해주셔서 다들 송구스런 마음이었는데 친절한 호의를 멈추지 않으시니 무슨 선물로 이를 갚을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사람이 호의에 감동하는건 그것이 대가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렇게 보이기 때문이다.) 대가를 바라는 선의는 감동을 주지 않는다. 참, 강력한 일반론이다. 그럼에도 실천이 쉽지 않은 경우는, 의식의 바닥이든, 무의식이든 사실은 대가를 원하게 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름 장기적 안목으로 바라봐도 편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호의를 접는다. 참 많이 겪은 내 마음의 변화. 그렇다면 부모님이 내게, 연인이 내게, 친구가 내게 보이는 호의는 어떤 대가를 바라는 것일까? 더욱 장기적인 안목이라고 답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인간은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 어쩌면, 그것이 기쁘기 때문에 호의를 베푸는지도 모른다.

2. UFC139는 굉장했다. 좋아하는 선수의 시합을 볼 때 가슴이 두근거린다. 나는 나 스스로의 정신을 과신하는 버릇이 있다. 나도 한 사람의 인간이고, 예민한 마음의 등락을 가진 사람임을 자주 잊는다. 그냥 좋아하는 스포츠의 좋아하는 선수 경기를 바라보는 것도 떨림과 망설임이 이렇게나 있다니 원, 좀 심한 거 아닌가?

3. "세상에는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하는 건 잘 참지만 하기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하는 걸 못 참는 사람이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하고 싶은 일은 꼭 해야 하지만, 하기 싫은 일도 꽤 잘 참는 사람들이다. 妻의 분석에 의하면 전자는 절제에 능한 사람이고, 후자는 인내심이 강한 사람들이다. 절제란 정도에 넘지 않도록 알맞게 조절하는 것이고, 스스로 알아서 실천해야 한다. 인내는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것인데, 외부의 억압이나 강요 혹은 고통을 잘 견뎌내는 것이다."
 참 재미있고, 일리있는 말. 나는 절제에 능하고 인내심이 없는 사람이 맞지.
 Hubris님의 blog 'Economics of almost everything'에서 퍼옴.

4. 지난주 독일과 영국의 회담 결과는 유로존이 안고 있는 정치적인 문제가 얼마나 난제인가 새삼 보여주었다. 사실 통화정책이 한계에 다다른 미국과는 달리, 지금의 유럽이 강력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리라는 사실은 분명해보인다. EFSF 기금은 규모가 너무 작고, 가능한  정책이 제한되어 있으며, 속도도 너무 더디다. ECB의 개입은 요원하고, 독일은 여전히 스스로를 피해자로 여기고 있다. 이것도 일종의 게임이론일까? 감정이란 변수를 포함시키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유럽의 재정적자를 단순 비교해서 미국의 경제상황이 더 열악하다는 시선보다는 유럽이 안고있는 정치적인 문제는 사태 해결을 미국보다 훨씬 더디고, 고통스럽게 할 것이라는 시선에 더 믿음이 간다. 유럽이 유로존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루비니는 부정적이다. 미국 경기 지표는 날이 갈수록 호전되고 있는데, 유럽의 불확실성이 발목을 붙잡는다. 연준이 출구전략을 사용하는 타이밍은 언제가 될까? 내년 중반쯤?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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