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30일 금요일

형제


 어제 형의 결혼식이 있었다. 옆의 사진은 형수가 왔을 때 어머니가 차리신 저녁. 특별한 정성이 느껴진다. (아마도 형수에겐 특별한 긴장감을 형성했으리라)
 결혼식장에서 형은 기대 이상으로 의젓하고 멋졌다. 그간 형이 얼마나 많은 일을 책임져야 했는지 나는 알고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정신이 없었을텐데 이렇게 훌륭히 모든 일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형이 지닌 뛰어난 능력과 훌륭한 성품 덕이다.

 많은 심리학자와 아동연구가들이 성장과정에 있어서 형제는 동지라기보단 경쟁자라고 말한다. 나 또한 우리의 성장과정을 돌이켜볼 때 이에 동의할 수 밖에 없지만, 성인이 된 이후 우리의 관계는 누구보다 든든한 동지이다.
 우리 형제는 오랜 시간을 서로 떨어져 지냈다. 내가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일찍 가족과 떨어진 탓도 있고, 무엇보다 형이 미국에 있고 내가 대전에 있던 대학시절이 그러했다.
 다시 서로가 함께 할 수 있었던 지난 5년간, 우리는 다른 누구보다 자주 토론하고 논쟁했다. 대화를 통해 형은 나의 자유분방하고 현실적인 사고에, 나는 형의 온건하고 가치지향적인 관점에 서로 영향을 받았다. 그 많은 대화의 시간이 없었다면 이런 유대감을 가질 수는 없었을 것 같다.
 형의 출국 이후에 조금 외롭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가족의 행복과 서로의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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