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11일 금요일

어제와 오늘

어제.
사무관의 쪼심에 의해 9월 한달 실적향상을 위해 매진한 결과, 이후의 뱃생활은 확실히 더 한가하다. 다행히 무기력증은 다소 회복됨. 어제는 드물게 검진을 원하는 환자분들이 많았다. 사무관을 몹시 두려워하는 김 여사님이 폴리덴트를 새로운 it 아이템으로 준비하셨던데 드디어 한 할머니께 제공!! 복도에 무심히 서 계시던 다른 할머니 눈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본 것 같다. 바로 다음에 들어오셔서는 남편이 틀니라며 달라고 요구하셨으나, 직접 오신 분만 드린다고 정중히 거절했다. 환자가 적은 섬이라 다행이긴한데, 나중에 마도나 읍포에서 폴리덴트를 드리는 순간 큰일이 날 것 같다. 마도 유 할머니가 어르신들 십여명을 끌고 오실 모습이 눈에 선하다..

2. 흔하게 있는 일이다. 한 할머니께서 발치를 요구하심. 막연하게 불편하고 뽑고싶다고 하시는데 막상 질문을 해보니 식사 중에도, 평소에도 별 증상은 없다. 게다가 나중에는 이를 다 뽑고 틀니를 하고싶다 원하시더라. 뽑을 이가 아니라고 설명드리니 그래도 뽑아달라고 답하신다. 이런 환자분은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계시고, 생각을 바꾸기 무척 힘들다. 대화시도를 진료거부로 받아들이고 본인의 요구만을 관철하려는 분을 잘 다루려면 어떻게 해야만 할까. 이것은 서술형 문제이다.


오늘.
아이튠스를 잘 애용하고 있다. 경제포커스서 인상깊었던 내용.

1. 독일인의 소비습관을 보면, 카드사용시 신용카드를 쓰는 경우가 10%밖에 안된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이용도는 무척 높다. 이를 loss aversion를 파고든 카드사의 마케팅 덕이라고 해석하던데 동의한다.

2. 재미있는 예. 2만원짜리 청바지를 사려다 몇 블럭 옆 매장에 1만원 저렴한 청바지를 판다는 소식을 들으면 옆 매장을 찾아간다. 허나, 100만원짜리 가방을 사려다 몇 블럭 옆 매장에 1만원 저렴한 99만원짜리 가방을 판다는 소식을 들어도 큰 차이가 안난다며 100만원짜리를 그냥 산다. '마음속 회계장부'가 저지르는 대표적인 오류.

3. 행동경제학은 희극을 관람하는듯한 재미가 있다. 희극속 우스꽝스러운 주인공이 사실은 나를 투영한다는 점에서 그 안에 숨은 비극을 발견할 수 있다. 머리로는 이론을 이해하고 있지만 행동으론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의사형들에게 파스를 강탈해서 집에 차곡차곡 적립하시는 섬마을 어르신들은 loss aversion에 강하게 지배받고 계신 것 같아. 역으로 생각하면 이곳보다 잘 교육된 도시의 환자분들은 보다 합리적이지 않을까라며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4. 남유럽 국가들은 재정적자 뿐 아니라 경상적자도 심하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강연내용. 결국 쌍둥이적자 이야기인데, 유럽은 미국과 다르다. 경상적자가 자본흑자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이 진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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