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4일 화요일
나의 원(願)은 무엇인가.
오늘은 미친듯이 비가 쏟아져 내리는 것 같다. 집에 이대로 갇혀있기보다는, 밖에 나서서 뭐라도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친하게 지내는 대학원 동기 누님이 계시다. 누님과 교류하면서 얻은 소득이 참 많지만 그 중에 으뜸은 아마도 블로그 문화를 배운 것이 아닐까싶다. 전에는 세상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이렇게 풍부한 깊이와 넓이로 나누는 장소가 있는지 몰랐다.
캐주얼하게 다니는 한 블로그의 주인장이 블로그를 연지 6년이 되었다며 '그대의 원(願)을 세우라'고 말했다. 어려울 것도 없고 거창할 필요도 없고, 아주 솔직하게. 열 자 정도의 짧은 글로 지어보라.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나는 무언가를 추구해왔다. 그것은 계속 변했지만, 또 항상 비슷한 무엇이기도 했다. 가끔은 너무 막연하다가 또 아주 또렷해지기도 한다.
버트런드 러셀은 말년에 쓰여진 자서전에서 자신의 인생을 지배한 세 가지 열정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사랑에의 열망, 지식의 탐구, 인류가 겪는 고통에 대한 견딜 수 없는 연민'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가 인간 버트런드 러셀을 사랑 속에, 지식 속에, 세상 속에 뛰어들게 하였다. 나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살면서 고민하게 되는 것을 4가지로 나누어보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이 세상은 무엇인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세상에서 어떻게 나의 원(願)을 달성할 것인가.'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나는 주로 앞의 세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왔다. 내 삶의 다양한 궤적을 통해서,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많은 책들을 통해서. 내가 찾게 된 해답들은 물론 완전하지 않지만 대체로 만족스러운 과정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내가 더러는 의기양양하다가, 더러는 좌절하고, 더러는 반항하면서 맞서 싸우고 있는 가장 강력한 적은 마지막 질문, 바로 저 놈이다.
블로그에 좀 더 나를 개방해야지 싶다. 이곳이 좀 더 나에게 편안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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