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3일 화요일
짧은 글 토막
날씨가 굉장히 무덥다. 햇빛도 강렬한데 무엇보다 습해서 숨이 막힐 정도다. 난 더위를 굉장히 많이 타고, 땀도 많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자주 걷던 예전에는 여름엔 하루 이상 옷을 입을 수가 없었다. 매일같이 옷이 땀에 흠뻑 젖었기 때문에.. 자동차 덕분에 그래도 전보다 편안하게 다니는 것 같다. 차가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1. 정치권에 여러가지 문제가 많았고, 무엇보다 최근 세제개편안으로 시끄럽다. 하지만 그 전에도 중요한 사건이 비교적 조용하게 지나갔으니, 그게 바로 일감몰아주기 규제법 개정안이다. 6월 중순에 나왔던 관련 기사 중 하나를 링크한다.
본래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이 대폭 축소되었다. 본래 재벌이 하는 모든 계열사와의 거래에 있어서 적용되었던 법이, 재계와 여당 몇몇 의원들의 반발로 인해 총수 일가나 총수 일가가 일정 이상의 지분을 가진 계열사가 포함된 경우에만 해당되게끔 바뀐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친인척 명의로 총수가 계열사를 만들거나 하면 규제에서 빠져나갈 수 있으며, 일정 이상의 지분이라는 것도 제대로 된 기준을 설정하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그 뿐이 아니라, 몇몇 예외 조항까지 만들어졌다. 효율성, 긴급성, 보완성 등 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되는 경우를 예외로 인정하겠다는데, 대체 효율성, 긴급성, 보완성을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모호해 보인다. 결과적으로 재계가 책임을 피해가기 아주 쉬워진게 아닐까.
2. 외국자본에 취약한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구조에 대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외환시장은 그 규모가 작아서 거래가 몰릴 경우에는 거래처리가 굉장히 지연된다고 한다. 그래서 원화를 팔려고 기다리던 중에 이미 원화가격이 추가로 하락하여 손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고. 결과적으로 외국인들이 늦으면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있어서 외국인의 수급이 오버슈팅(overshooting)되는 경향이 생긴다.
시장의 규모나 개방성 등은 조정이 쉽지 않을거다. 외환시장을 좀 더 효율화해서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이 가진 문제점을 개선할 수는 없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교양 수준의 경제학 지식을 쌓아왔고, 요즘은 시간나는 틈틈히 수식과 그래프로 이루어진 내용도 공부하려고 한다. 살면서 나름대로 이것저것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쌓아왔다. 하지만 각 분야의 종사자들만큼 전문성을 가지기는 힘든 것 같다. 어떤 분야는 타고난 재능이 모라자고, 어떤 분야는 투자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또 어떤 분야는 그 현장성때문에 관련종사자가 아니고선 따라갈 수가 없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의 경우에도 그 큰 그림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법으로 짜여져 적용이 될 때 어떤 결과를 낳을지, 세세한 항목에 있어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 참 어렵다. 최근의 개정안 역시 '후퇴'로 보는 시선 못지않게, '현실화'로 지지하는 의견도 만만찮다.
외환시장의 규모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다. 내가 직접 외환시장에 종사하지 않고서 저러한 디테일한 사실을 깨닫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사람의 직업이 중요하다고들 하나보다. 내 직업은 나의 경험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직업이 내가 경험할 수 있는 세계를 규정짓고, 이후의 나를 형성해갈 것이다. 점점 내 직업이 가진 경험의 한계에 갇혀버릴 것 같아서 조금 걱정이 될 때가 있다. 아직은 벗어나려고 바둥거리고 있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p.s : 사진은 학동사거리에 있는 베트남식 음식점 '라우라우'의 월남쌈. 지금껏 먹어본 월남쌈 중에 최고였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고, 맛도 있고. 경험하지 않고선 이 맛을 알 수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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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Indiz님 블로그 검색하다가 우연히 들어왔습니다. Indiz님 검색하면 네이버 검색결과에서 젤 위에 있더라구요. 글들 읽다보니 저랑 전공이 같으시네요.^^ 아직 학생이라 전공공부한단 핑계로 사회에 대해 무지한채로 살아가고있었는데 같은 공부하시는 분이 사회다방면에 관심가지고 열심히 지내시는 것 보니 좋은 자극이 되었습니다. 블로그 즐겨찾기 해놓고 국시공부하다 지루해지면 가끔 놀러올게요. 앞으로도 글 많이 남겨주세요^^
yk/ 반갑습니다~ 뜻하지 않게 indiz님의 인기 덕을 보았네요 ㅎㅎ 같은 직종 분이 들어오시면 반갑기도 하고, 조금 창피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국시공부 열심히 하시고, 종종 놀러오셔서 리플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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