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평읍 보건소에서는 의욕을 가지고 진료한지 얼마되지 않아 제법 많은 환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하면 보건지소는 그렇지 못해서 아직은 진료 출장을 와도 하루종일 한산할 때가 많다.
블로그에서 다루는 이야기의 폭이 조금 더 넓어졌으면 좋겠고 치과 지식이나 진료에 대한 이야기도 물론 그 스펙트럼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내가 행위자이고 독자는 대상자인 입장이라 아무래도 치과 이야기를 하는게 뭔가 어려운 거 같다. 어쨌든 치과 지식의 전달 내지는 치과 병원의 홍보보다는 좀 더 개인적인 소재로서 이야기를 다루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 그리고 내 블로그의 글을 가끔 혼자 읽어보는데 참 딱딱하고 지루하더라. 허나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불친절하고 지루한 글을 쓸 생각이다. 즉흥적인 이야기는 K공대의 BBS, 대인관계는 페이스북, 그리고 이게 내가 블로그를 하는 방식이다.
2. 경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더 큰 고통을 겪는 것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최근 기존 구조에 대한 극단적인 반발이 나타나는 것도 이런 이유일거다. 그리고 솔직히 이들의 파업은 '그럴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칼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10년째 동결된 택시요금, 월120만원의 수입, 3000시간이 넘는 노동시간은 누가 보아도 열악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당국은 그간 고압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물론 공공요금 인상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것이 진짜 포퓰리즘이다.
슬프게도 택시기사들은 제 아무리 단결하고 파업이라는 최종수단을 사용해도 그 사회적 영향력이 약하다. 손에 쥔 돈도 적고, 지적 기반은 약하며, 평판마저 안 좋다. 도로의 택시기사들은 정말 '못됐다'. 그렇지만 이들이 도로를 거칠게 달리고, 손님을 갈아 태우게끔 몰아붙인 것이 바로 이 '사회'라는 점을 생각하면 씁쓸해진다.
3. 정책을 통해 시장을 다루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괴짜 경제학에 나오는 매춘부에 대한 유명한 예를 살펴보자.
정부가 남성의 성적 욕구라는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채 매춘시장을 규제하자 매춘시장은 더욱 음지로 숨었고 더욱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만 접할 수 있는 고급의 쾌락으로 탈바꿈했다. 매춘부의 가격이 하락한 것은 양성 평등의 발전과 성 개방의 풍토로 인해 돈을 받지 않고 혼전 성관계를 맺는 여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남성의 성적 욕구가 다른 건전한 해소 출구를 발견하자, 매춘시장은 약해졌다.
이 사례를 공급주의 경제학의 실패에 대한 적절한 예로 취급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공급 측면의 시장 규제가 무용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급 규제가 상품에 대한 접근성을 악화시키면 상품에 대한 수요도 함께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는 그런 점에서 여전히 정당성을 얻는다) 그리고 해당 상품에 대한 적절한 대체재가 존재할 때 수요는 더욱 쉽게 조절될 수 있다. (위 사례의 경우엔, 매춘부를 대체하는 자유연애의 대상자)
한편 근로시간의 단축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 청구제'가 새로이 도입될 거라고 한다. 법조계에 종사하는 고교동창 한 명이 페이스북에서 위 정책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더라.
1) 경제 침체기에 저소득 고연령 노동자들이 근로시간을 단축할 인센티브가 없다.
2) 노동자의 선택에 고용주가 개입하여 정책 방향을 흐릴 것이다.
이 중 2)는 정책의 구체적 내용을 통해 다스릴 문제이니 제쳐두고 1)만 생각해보기로 하자.
1)은 수요를 지적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질문이다. 하지만 고용주의 입장을 생각해보자. 노동자가 아닌 고용주로 하여금 노동자의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근로기간을 연장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까? 내 생각에 이는 더욱 실현가능성이 적다.
고용주는 매년의 기업 수익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지, 노동자의 인생설계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퇴직한 이후에 새 삶을 잘 설계할 수 있든 말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오히려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당장 감소한 업무만큼을 새로 채용한 미숙련 노동자를 통해 메꿔가야 한다. 물론 노동시장의 효율성이 향상되어 고용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면 고용주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이는 너무 장기적인 혜택이어서 이를 위해 기업의 단기이익을 희생할 고용주는 아마도 성자(星者)에 가까울 것이다.
반면 노동자는 시작단계에서의 적절한 유인책과 잘 짜여진 재취업 교육이 동반되면, 정책이 유도하는 방향대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려 할 인센티브를 가진다. 노동자들은 늘어난 근로기간을 바탕으로 노후를 설계하여 불안정한 자영업 시장보다 나은 다양한 출구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고용문제가 해소되려면 근로기간은 연장되어야 하고, 근로시간은 단축되어야 하며, 고용률은 증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필수적이고 취업 및 재취업 교육으로 정책 방향이 나아가야 옳다. 안정된 고용은 교육문제와 양극화 문제와 같은 많은 복잡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복지정책들은 계속해서 공론화되고 보강되어야 한다.
댓글 2개:
1.hubris님 블로그 보다가 들어왔는데 제가 비슷한 테크(대전k대 중퇴-y대 치대)를 타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블로그 불친절하거나 지루하지않고 흥미로운데요? 며칠동안 빠져서 처음부터 쭉 읽었어요.
2.주변에 현재 레지던트로 있는 친구들이 몇명 있는데 걔네들 생각이 나네요.
그들은 5000시간이 훌쩍 넘게 일하고 박봉이라 우스갯 소리로 반만 일하고 반만 받겠다. 전문의가 되면 전공을 살려 kmo를 가르치겠다. 시급따지면 편의점 알바가 압승. 치대가라 등을 외치는 굉장히 열악한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약자로는 보여지지 않으므로 정책당국은 그간 고압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건보에서는 여전히 수가인상을 꺼리기 때문이다. 현재의 저수가 제도에서는 도저히 충분한 수의 전문의를 고용할 수 없으므로 인턴과 전공의를 노예처럼 부려서 유지하고 있지만 그런건 알바가 아니니까 이것이 진짜 포퓰리즘이다.
슬프게도 전공의들은 그들이 부처나 예수가 아님에도 높은 도덕성마저 요구받으므로 택시기사처럼 파업을 했다간 환자 목숨으로 협박하냐? 점수로 뽑아놨더니 돈만 찾고 소명의식이나 사명감이 없다. 등의 반응이 돌아올 것이 불을 보듯 뻔해서 파업조차 하기 어렵다. 손에 쥔 돈도 적고, 지적 기반은 한분야에만 편중되어 있으며 평판은 최악이다. 대학병원의 전공의들은 정말 '불친절하다.' 그렇지만 이들이 긴 질문에 단답형으로 원래 다그래요 해버리고, 아파죽겠는 환자를 콜이 들어왔다며 별거 아닌란듯이 말하고 가버리게 몰아붙인 것이 바로 이'사회'라는 점을 생각하면 씁쓸해진다.
anankaion/ 방문 감사드립니다. 이 바닥이 참 좁습니다ㅎ 저도 의대의 수련기간은 지나치게 잔인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에게도 불행한 일이고, 사회적으로도 좋은 거 같지 않아요. 좋은 의료제도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함께 대화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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