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a. 한-EU FTA의 결과를 시행한지 1년도 안 된 지금 단정지을 순 없겠지만, 현재까지 그 성과는 기대 이하인 것 같다. 물론 유럽위기때문이겠지만 우리 내부의 문제점도 존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담합이다. 솔직히 말해서, 담합은 외부자의 감시로 통제되기 어렵다고 봐야 옳은 것 같다. 그래도 요새는 정부도 '인터넷 상거래 활성화'라는 신무기를 휘두를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정유 문제도 그렇고, 기술이 얼마나 인류사회에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실감한다.
1b. 한-EU FTA의 가장 놀라운 효과 가운데 하나가 현대와 기아차의 놀라운 실적향상이다. FTA 이후 유럽산 수입차의 국내 판매실적 향상은 현대와 기아차가 유럽에서 거둔 그것에 못미친다. 몇년 전과 비교하여 놀랄만큼 유럽산 수입차를 자주 보게 된 요즘이라서 직관에 반하는 현실이 놀랍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지.
2. 부동산 대책이 끊임없이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효과가 없고, 부작용만 커보인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건 경기는 나쁘고, 가계 빚은 많은데 집값은 여전히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전에 언급했듯, 대책은 두 가지다. 1) 가계 빚이 연착륙하는 것과 2) 부동산 가격이 매력적인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 지금의 정책은 둘 중 무엇도 이룩할 수 없어보인다.
가계부채 문제로 금융정책은 서민 대출의 규제로 초점이 맞춰져있는데, 부동산정책은 다주택 보유자의 거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놓고 계속해서 투기하기에 유리한 정책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좋게 말하면 기재부가 여전히 공급주의 시각에서 정책을 짜는 것으로 보이고, 심하게 말하면 이건 무슨 부유층을 위한 출구전략같다. 중산층이 무너져서 미래 전망이 어두운 이상 부동산 거래가 살아날 수 없다. 왜 5.10 대책 이후 가격이 오히려 하락할까? 매도 물량만 증가하고, 매수 물량은 증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엉망이다.
3a.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되어 한동안 시끄럽다 잠잠해졌다. 나는 한미 FTA, 광우병 파동, 제주도 해군기지 등에 연루되는 이념론이 싫다. 본질을 흐리기 때문인데, 요즘 NL이 한창 시끄럽지만 그와는 별개로 광우병에 관한 정부의 태도는 문제가 많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소고기 협상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미국산 소고기의 품질에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증명할 수 있어야만 한다. 왜 정부가 수입 중단은 물론, 검역 중단도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는지 알 수 있다.
3b. 광우병 소가 발견된 이후 수입을 중단하지 않은 곳은 일본, 유럽, 캐나다 등이다. 이중 유럽은 원래 미국산 소고기를 거의 수입하지 않고, 캐나다는 자국 소고기도 광우병 문제를 안고 있다. 일본은 까다로운 협상으로 미국 정부가 품질을 보장하는 20개월 미만 소고기만 수입하고 있다.
4. 통합진보당은 본래 잘될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다. 전부터 말했지만, 민주통합당은 야권 통합을 더 사소히 여겨도 된다. 문재인과 안철수가 곧 대권 선언을 하게 될 것 같은데, 이 둘의 통합이 백배는 더 중요하다.
5. 얼마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에게 유디 치과의 영업을 방해한다는 죄목으로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다. 사실 치과계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이야기하기 쉽지않다. 거칠게 말하자면 정부도, 의료계도 의료 정책에 관한 두 가지 상반되는 입장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다이나믹 코리아에서 공중보건의로 지내다보면 생각이 참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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