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0일 화요일
로스쿨 제도가 실패했나?
한동안 보스턴의 김 사장님 취향에 맞춘 포스팅을 하기로 결심했으므로 로스쿨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한다. 친구들, 형과 여러번 토론했던 이야기이지만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
우선 청년층의 취업준비기간을 연장한다는 비판을 살펴보자.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지난 연말에 내놓은 보고서는 청년층의 실업자 수는 사실상 110만 명, 실업률은 22.1%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발표와 큰 괴리를 보이지만, 개인적으로 정부가 발표하는 실업률은 사실상 '사기'라고 생각한다)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20319_0010804946&cID=11201&pID=11200
로스쿨 입학지원자의 수가 약 1만명임을 감안할 때, 잠재인원을 고려해도 실업률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게다가 로스쿨 제도가 사실상 사법고시를 대체함을 감안하면 이의 영향은 더욱 감소한다. 3년의 이수기간은 다른 대학원 제도와 비교할 때, 특히 의치대 학생들의 수련 기간까지 고려할 때 길지 않다.
다음으로 사교육 시장을 확대한다는 비판을 보자. 로스쿨은 고교생의 입시 경쟁을 완화하지만, 사교육 시장을 대학졸업 이후로 연장하는데 기여한다. 이는 다소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허나 로스쿨 제도가 도마 위에 오르는 건 사실상 사교육 시장의 확대나 취업준비기간의 연장이 아니다.
1. 로스쿨 제도는 법조인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나는 기존의 법조인 양성과정 및 로스쿨의 교육과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 허나, 혼자 공부하는 것만 못한 교육과정이 있다면, 그것은 교육과정이 불완전함을 의미한다고 여기며 이의 보완을 고민해야 옳다고 여긴다. 달리말하자면,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수많은 고시생들이 골방에서 힘들게 공부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보다 나은 법조인의 양성방법이라는 주장에는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 이거다.
당장의 졸업생들이 수준미달이라며 로스쿨 제도가 실패했다는 주장은 의아하다. 로스쿨 제도는 이제 겨우 1회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시행 초기에는 당연히 경쟁이 궤도에 오르지 않으므로 보다 입시가 수월하고, 교육과정에도 문제점이 있기 마련이다.
또한 로스쿨의 졸업생들은 다양한 학문을 백그라운드로 가지는데 이것은 기존의 제도로는 결코 가질 수 없는 장점이다. 졸업생들의 법지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은 이 점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부족한 법지식은 교육과 선발과정의 개선을 통해 극복해야지, 고시제도의 부활을 통해 극복해야할 성질은 아니다.
2. 다음으로 로스쿨이 고비용 구조로 인해 기회의 불평등을 심화한다는 비판이 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로스쿨 이수과정에 많은 돈이 들고, 선발과정에 투명성이 보장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로스쿨의 학비는 연간 2천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계급이 아니고선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더군다나 사법시험의 점수만으로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학벌, LEET, 면접, 서류 등 다양한 평가방식이 도입되므로 선발과정에 비리가 존재해서 고위층 자녀만이 선발될 것이란 비판이 많다.
로스쿨과 관련된 논쟁에서 나는 우리 사회에 '사회적 정의'에 대한 합의가 결핍되어있음을 느낀다. '입시는 공평한 조건하에서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라는 명제에 모두가 동의한다면, 무엇이 '공평한 조건'인지 보다 명확해야만 한다.
가령 시험점수는 공평한 조건을 보장한다고 우리 사회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하지만 시험점수만으로 평가가 이루어지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1)시험 자체의 방법론이 존재하고, 2)우연의 개입이 용이하며, 3)능력의 형성과정에 대한 논의가 결핍되어있다.
이 중 무엇보다 3)이 중요한데, 시험을 치르기 전에 무수히 많은 요소들이 조건의 불평등을 형성한다.
가령 부잣집에서 태어나 고비용의 교육을 받은 학생과,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공부한 학생이 같은 시험을 치른다. 과연 여기서 획득된 시험점수가 공평한 조건을 보장하는가?
법대생과 이공계 학생이 로스쿨에 지원했다면, 둘의 LEET성적을 같은 조건에서 비교해야 옳을까?
능력을 공평한 조건에서 평가하려면, 교육의 불평등이 제거되어야만 한다.
부잣집 학생과 가난한 학생의 성적이 같을 경우, 가난한 학생에게 더 높은 잠재력이 있다고 봐야 옳다. 법대생과 이공계 학생의 성적이 같을 경우, 이공계 학생에게 더 높은 잠재력이 있다고 봐야 옳다. 이와 같이 '공평한' 조건은 성장과정에 대한 다양한 고려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만 옳다.
1) 로스쿨의 선발과정에서 시험점수 외에 다양한 평가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옳다.
(구체적으로 평가방식에는 가정환경, 전공, 연령, 성별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되어야 한다)
2) 선발과정에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결국 사법고시로의 회귀는 '공평한 조건'을 보장해주는 해법이 아니다. 로스쿨의 선발 및 교육과정의 정비가 옳다.
또한 로스쿨의 학비 문제는 다음의 세 가지 방식으로 해소되어야만 할 것이다.
1) 가난한 학생을 보다 높은 비율로 선발한다. 2) 가난한 학생에 대한 장학 제도를 확대한다. 3)이미 논의했듯, 가난한 학생의 성장과정을 고려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당장 등록금의 절대적인 액수가 감소해야만 한다. 이는 능력을 공평히 평가하는데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다. 1년에 2천만원이 말이 되냐..
그러므로 결론적으로, 지금의 로스쿨 제도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법고시로의 회귀로 해결될 수 없다. 로스쿨 제도는 마땅히 유지되고, 개선되어야만 옳다. 또한 보다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서 '공평함'은 보다 증진되어야만 한다.
사실 위의 논의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능력'이란 요소가 결코 평등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능력은 '유전'이라는 방식을 통해 우연적으로 얻어진다. 또한 '사회'는 여러 형질 가운데 '특정한' 능력에 보다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하버드 대학의 정치철학 교수 Michael Sandel은 베스트셀러 '정의'에서 마이클 조던이 큰 성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우연히 농구를 잘하는 능력을 타고났으며, 우연히 농구선수에 높은 보상을 하는 사회에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철학자 존 롤스는 '정의론'에서 사회적 불평등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상이 전제되어야 허용된다고 말한다. 롤스에 의하면 법학을 공부하기에 이상적인 유전자를 타고났다면, 자신의 재능에 보상을 제공해주는 사회에 부채를 가진다. 그러므로 이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상을 통해 해소해야만 하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레주의 강력한 철학적 토대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나부터 착하게 살자.
p.s : 전체적인 일관성 때문에 법조계의 '기수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못했는데, 사실 그것이 내가 로스쿨 제도를 강력히 지지하는 이유이다. 당신들이 문화를 바꿔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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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보스턴 김 사장ㅋㅋㅋㅋ겁나 횡설수설 생각나는걸 적어보면..
1. 로스쿨이 법조인 질을 떨어뜨린다는 비판: 우리 형이 예전에 사시 준비 좀 하다가 그만두고 금융 쪽으로 바꿨는데 형한테 들으니 사시 공부한 사람들에 따르면 로스쿨에 비해서 사시 시절에 공부해야 하는 양이 훨씬 많았다네. 물론, 공부 양이 많다고 훌륭한 법조인이 되는지 모르겠고 너 말대로 획일적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혼자 공부하는 방식이 가지는 한계가 뚜렷하긴 한데 법조인 질을 떨어뜨린다고 하는 주장의 배경에는 이런 이유도 있다고 얘기하고 싶음.
2. 비용 문제: 미국 같은 경우 로스쿨 졸업 후 최소 5년을 정부에서 판검사로 일하거나 국선 변호사 같은걸 하면 등록금 면제 되는걸로 알고 있어. 이건 로스쿨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닌데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기여 입학 받고 기부 문화가 좀 활성화되어서 학교가 기금 조성을 해야 한다고 봐. 하버드의 경우 기금 굴려서 얻는 수익이 학생들한테 받는 등록금보다 훨씬 크고 기금 수익이 학교 예산의 대부분이라고 들었어. 물론 기금이 $30B (30조원)이니 좀 말이 안되긴 하는데 어쨌든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하고 카이스트는 서남표 총장이 이런 쪽으로 가려고 하고 있지.
문제는 우리나라 정서상 형평성을 미친듯이 많이 따지기 때문에 아무리 소수라도 기여입학 받기 시작하면 난리가 날 듯. 기여입학할 정도로 부자인 사람들에 비해서 대다수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불평등을 안고 시작한다고 인정해야 하는데-.- 이건 좀 위험한 생각일 수 있는데 나도 능력이란 요소가 절대 평등하지 않다고 봐. 심지어 열심히 노력하는 자세와 같은 것도 유전적 요소, 자라면서 주변 사람들과 가족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아서 형성되는거지, 그냥 누구나 피나는 노력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3. 투명성: 선발 과정을 투명화해야 사람들 반발이 줄어들긴 할텐데 그렇게 했을 때의 부작용도 있을 듯. 어느 학교는 무엇무엇을 얼만큼 중요시한다는걸 사람들이 알면 우리나라 특성상 다들 자신의 스펙을 거기에 최적화하는데 초점을 맞춰서 시험 점수 외에 다양한걸 보고 선발하는 취지 자체를 무색하게 할 듯-.- 예를 들어 미국 대학들이 과외활동 많이 보고 뽑는다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과외활동하는 학원을 보내는 식-.-
4. 기수 문화: 연수원 대신 로스쿨 기수로 따지기 시작하지 않을까? 폐쇄적인 집단에서는 언제나 기수 문화 같은게 존재할 수 밖에 없을 듯. 군대도 마찬가지고 행시로 사람 뽑는 정부도 마찬가지. 판검사 조직도 전혀 다른 일 하던 사람들을 대거 영입하고 섞이게 만들면 기수 문화가 사라질텐데 그게 불가능하지.
이건 완전히 다른 얘긴데 나는 변호사들 싫어ㅋㅋㅋㅋㅋ특히 미국이 심한데 쓰잘데기없는 소송 일으켜서 원고 피고 다 지고 변호사만 돈 버는 상황이 많음. 기술 쪽에서는 특허가 정말 이런 케이스인데 "웹사이트에서 무슨 버튼 클릭해서 물건 사기" 같은 말도 안되는 특허로 소송 붙어서 변호사만 돈 버는거 보면 정말 어이가 없음. 특히 요즘에는 patent troll이라고 변호사들이 모여서 유령 회사 하나 차린 다음에 특허를 사 모으고 그걸로 특허소송해서 돈 버는 애들이 많아. 이게 정말 대박인 비즈니스 모델인게, 회사들끼리는 서로 침해하는 특허가 많기 때문에 서로 소송을 잘 못 해. 삼성-애플처럼 진짜 소송전 벌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우리 서로 침해하니까 서로 건들이지 말자"라고 합의해. 마치 원자탄 보유하고 있는 강대국들 같은거지. 하지만 patent troll은 특허만 갖고 있고 아무것도 생산을 하지 않는 유령회사기 때문에 침해하는 특허가 아무것도 없어서 누구나 소송하고 다닐 수 있는거야. 소송 걸었는데 자기네가 져도 소송 비용만 부담하면 되고 보상금 지불할 일이 없음.
암튼 댓글이 삼천포로 가서 미안ㅋㅋㅋㅋㅋ
Wonyoung Kim/여러가지로 유익한 댓글 고맙다. 특히 2.의 방법에는 기부나 펀딩, 등록금 후불제 등이 있겠지. 반값등록금 논의가 한창이던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려나.
4.기수 문화는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해. 실제로 서울대 치과병원의 경우, 고압적인 문화가 많이 줄어들었어. 사실 문화의 문제라 그쪽 세상을 안 겪어본 나로선 잘 모르겠다.
마지막 patent troll 이야기는 아주 재밌구먼. 돈 버는 방법은 참 가지가지네.
로스쿨 도입이 실패작이라는건 이렇게 고민하지 않 아도 쉽게 알 수 있어요
애초에 로스쿨이라는게 미국에서 건너온건데 미국과 우리나라는 법의 체계자체가 다르거든요 미국은 불문법주의고 우리나라는 성문법주의니 공부하는 시스템도 달라야하는게 맞아요 법이 문서화되어있는 나라에서는 무식하게 외우고 사시패스하고 하는게 효과적이고 미국처럼 판례법중심국가는 외울 법조문이 많지 않으니 로스쿨제도가 효과적인거죠
이미 일본 독일 프랑스같은 대륙법계국가들도 로스쿨제도 도입했다가 지금 땅을치고 후회하고있죠 특히 일본의경우 로스쿨제도 실패작의 결정체라 불리는데 일본과 법체계가 매우 유사한 우리나라에서 로스쿨을 도입했다는건 망하려고 작정했거나 부자들이 자기자식 변호사 만드려고 도입한것으로 볼 수 밖에 없어요 자기자식 판검사변호사 만들고 싶은데 애가 머리는 안되서 사시는 못하겠고 결국 돈지랄하면 누구나 될 수 있는 로스쿨로 간거죠
우리나라에 로스쿨제도란 고양이한테 개껌주는거랑 같아요 어차피 개나 고양이나 애완동물이니까 고양이도 개껌먹을수 있겠지 생각하는거랑 마찬가지지요 둘은 근본적으로 다른데 말이에요
사법시험도 완전히 객관적인, 형평성에 맞는 시험이 될 수는 없으나, 이점은 한번 주인장님께서도 생각해 보셨음 하네요.
능력에 따라 뽑는 것은, 님의 주장대로 완전히 형평성에 맞는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법조 전문가를 뽑는데, 능력순으로 뽑는 게 문제라면(그것이 형평에 어긋나는 일이라면), 잘하는 운동선수가 많은 연봉을 받고, 실적이 좋은 기업인이나 회사원이 보너스를 많이 받는 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얘기와 별반 다를 게 없어요. 타고난 능력이 다른데, 그것을 기준으로 한다 해서 차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로스쿨 제도가 적지 않은 등록금으로 입학하게 되는데, 막상 돈은 차별의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하실는지 모르겠으나, 정의란 무엇인가에 나와있듯이, 미국의 직업군인은 사실상 경제력이 힘든 사람들이 종국적으로 찾게 되는 경향이라고 하죠. 돈만 있으면 갈 수 있으나, 반대로 말하면 돈이 없으면 사실상의 선택권도 부여되지 않는 것이 로스쿨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법시험도, 시험의 성격상, 실력이 있는데 선택되지 못해서 억울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그로 인해 부당함을 느끼는 자들도 꽤 있을 겁니다. 하지만, 모든 제도에 최선은 없다는 점을 상기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모든 국민(또는 서민)에게 출세할 길을 보장하여주는 것을 중요시하는 문화에서, 로스쿨 제도의 오점이 결코 작아보이지 않고, 사법시험을 대체할 정도의 장점이 사실상 없습니다. 그런데, 오직 출세의 길이, 개개인의 능력 차가 있을지언정, 노력의 양만큼 비교적 보장되었던 사법시험제도와는 달리, 오로지 인맥과 부모님의 뒷배경에 따라 출세의 길이 보장되기 쉬운 로스쿨 제도를 지지하는 것은, 그다지 양심적이라고 보여지지 않습니다. 적어도, 현 로스쿨 체제(입학성적 비공개, 졸업성적 비공개, 입학기준의 모호성)를 수정하지 않는다면, 그다지 이 제도의 설득력은 없다고 보입니다.
항상 그렇듯이, 교육이 자금력(경제력)에서 자유롭기 힘든 것이 어느정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사법시험은 경제력만으로 합격하기 힘든 시험이죠. 그래서 본인의 실력이 특출함에도 불구하고, 2차시험에서 과락 등의 이유로 자격증을 부여받지 못한 이들도 발생하였지요. 하지만, 이는 반대로 생각해보면 부잣집 자식이라고 해서, 합격이 보장되지 않는, 사실상 독한 인내심과 지구력이 요구되는 시험입니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유명 로펌 대표변호사의 자제분도 번번히 사법시험에서 쓴 잔을 마셨다고 하죠. 즉, 사법시험은 돈이 많으면 유리하지만,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한 시험도 아닙니다. 글쓴 분의 주장도 일견 일리는 있으나, 사법시험의 단점만을 볼 게 아니라, 양 제도의 장단점을 비교해보면, 그다지 로스쿨을 옹호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합니다.
익명 님/우선 상세한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첫 번째 댓글에서 지적해주신 미국과 한국의 법 체계가 지니는 차이점은 저로서는 알지 못했던 점입니다. 저는 법에 대한 지식이 없고, 법조인의 업무 방식도 모릅니다.
그러나 법조인이 지녀야만 하는 덕목이 암기력이나 법지식만은 아니리라 짐작되고, 교육이 아닌 선발이라는 점에 있어서 고시제도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두 번째 댓글의 첫 문단은 제 글을 오독하신 듯 합니다. 저는 고시제도가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말씀하시는 바와 같이, 현 로스쿨 제도가 투명하지 못하고, 고비용 구조로서, 고시제도의 많은 장점을 놓치고 있다는 말씀에는 저 또한 동의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본문에서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결국 익명 님과 저의 의견이 충돌하는 부분은 '로스쿨 제도의 오점이 결코 작아보이지 않고, 사법시험을 대체할 정도의 장점이 사실상 없습니다.'라는 말씀 바로 이 점일 것 같습니다. 현재의 로스쿨 제도와 사법시험 모두에 문제가 있다고 동의하고 있으니까요.
제가 본문을 통해서 지적하고 싶었던 것은, 고시제도로의 회귀가 정답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퇴행이고, 로스쿨 제도에서 많은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런 제 주장이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로스쿨 제도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보는 기득권들을 보호하는데 이용될 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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